도서 개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잘 나가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런 나라에서조차 가난하다면 어떨까요. <하틀랜드>는 미국 시골의 빈곤한 백인 여성들에 대해 다룬 소설입니다. 그들의 비참하고 고단한 삶을 단 한 권의 책으로 많이 체감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희망의 땅이지만, 가난한 사람에게는 비참한 땅이기도 합니다. 책은 한편으로는 전 세계적인 계층분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난한 사람에 대한 사회적 편견 또한 건드리고 있습니다. 가난에 대해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 책입니다.
2020년 5월 발행된 424쪽짜리 장편소설입니다. 저자 세라 스마시는 정치사회 칼럼니스트로, 다양한 사회 경제적인 이슈글을 발행합니다. <하틀랜드>는 그녀의 첫 도서 작품입니다.
나의 생각
사실 저는 미국의 가난한 시골 사람들의 삶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책은 다 읽은 지금도 마찬가지로 그들의 문화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를 통해 언뜻 겪은 그들의 삶에 진심으로 안타까움과 공감을 느꼈습니다. 현재 저의 삶과 우리 사회는 이렇게 풍요로운데, 지구 반대에는 아직도 이러한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사실이 슬픕니다. 같은 지구촌이라지만 우리는 너무나 쉽게 그들을 잊어버립니다. 글을 읽는 내내 착잡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틀랜드>는 소설이지만, 꼭 소설이지만은 않은 그런 이야기입니다.
<하틀랜드>는 발단과 전개가 뚜렷하지 않고 또 큰 사건사고를 다룬 책도 아닙니다. 그저 일인칭 시점으로 저자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책이 진행됩니다. 조금 더 현실감 있는 연출이긴 하지만, 저는 독자로서 많이 지루했습니다.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너무 더뎠습니다. 등장인물도 많고 여러 인물들이 복잡하게 왔다 갔다 묘사되기 때문에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매력적인 문장들은 많았습니다. 세라 스마시의 책은 처음 읽었는데, 문장들이 고급스럽습니다.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그 순간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매력이 있습니다.
<하틀랜드>는 소설이지만, 읽으면서 <공정하다는 착각> 책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미국은 인종차별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곳에서 가난한 백인으로 사는 것이 어쩌면 인종차별 없는 국가에서 그냥 가난한 인간으로 사는 것보다 훨씬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백인은 미국사회에서 부유하고 잘 나가는 특권층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하다는 사실이 훨씬 더 비참하게 느껴질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고 인종적인 차별은 아예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평소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책을 계기로 새로운 생각을 또 한 번 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문유석 판사의 글도 떠올랐습니다. 저도 어릴 때는 사실 자본주의적 사상에 많이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세대가 지나도 계속 가난을 못 벗어나는 사람들은 아마도 그들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내가 지금 잘 살아가는 것은 나의 노력을 통해 내가 만들어낸 결과라니 정당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한 오류였죠. 책을 읽으면서 이런 점들을 또 한번 상기할 수 있었고,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이러한 신념들의 위험성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추천도
10점 만점에 6.5점입니다. 내용은 알차지만 점수가 떨어지는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입니다. 흥미진진하게 책장이 넘어가는 책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관심 갖지 않는다면 절대로 모르는 반대쪽 세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약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저희 독서토론에서는 제가 가장 낮은 점수를 줬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큰 감명을 줄 수도 있는 책입니다.
토론 주제
Q. 문화적 전유에 대하여. 이러한 것들을 문화적 다양성으로 포용해야 하는가, 문화적 전유로 비판해야 하는가.
Q. 우리나라는 외부에 비치는 모습과 실제 모습이 어떻게 다른가
Q. 다수의 화이트 트래시들이 트럼프를 지지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Q. 만약 나에게 아이가 있다면 어떠한 가족이 되고 싶은가.
Q. 미국의 가난한 백인 여성 서사에 얼마나 공감하는가.
기억에 남는 구절
특히 부유한 백인들은 우리가 사는 곳이나 우리의 현실로부터 거리를 두고 싶어 했어. 우리의 힘든 삶이 미국이 직시하고 싶지 않은 질문을 똑바로 제기했거든. 만약 날마다 일을 하는데도 생계를 유지할 수 없고 그 우너인인 인종주의가 아니라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가난한 아이는 자기 삶의 고통뿐 아니라 부모의 고통도 제 것처럼 느낄 때가 많아. 사실 그것도 이기적인 충동일 수도 있어. 어쨌든 부모가 살아남아야 자기도 살아남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어린 시절이 지난 뒤에도 가족의 짐을 내 것처럼 느끼곤 했어.
아빠는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려고 애쓰고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었던 것 같아. 하지만 자신은 전혀 행복을 느끼지 못했어.... 창고와 농기구를 하루아침에 화재로 잃은 일, 힘들었던 공장 지붕 철거 공사, 다른 일을 하다 중독으로 거의 죽을 뻔한 일, 할아버지의 죽음, 이혼, 직접 지은 집을 팔아야 했던 것...... 이 많은 일이 다 2년 사이에 일어났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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