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개요
역사적 외부환경으로 인해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네 남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무겁고' 또 '가벼운' 삶의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주인공으로는 네 남녀가 등장합니다. 끊임없이 여러 여자를 만나며 진지한 만남을 부담스러워하는 토마시, 그런 토마시를 사랑하여 고향을 떠나 그의 집에 머무는 테레자, 자유롭고 가볍게 인생을 살고자 하는 사비나, 그리고 안정된 가정에서 사비나의 가벼운 매력에 현혹된 프란츠. 소설의 주된 플롯은 남녀의 생각과 행동을 따라 전개되지만, 사실 그 배후에는 1960-1970년대 유럽을 어지럽혔던 역사적 시련이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벼움과 무거움을 오가며 인간의 실존에 대해 여과 없이 다룬 고전 스테디셀러 책입니다.
2009년 12월 발행된 책으로 총 485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문 상단의 이미지 속 책은 예전 버전으로, 최신 버전의 커버는 다르게 생겼습니다. 저자는 밀란 쿤데라,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소설가이며,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났으나 프랑스로 망명하였다고 합니다. 체코 거주 시절 밀란 쿤데라는 당에서 추방을 당하고 프라하의 봄에 참여하였으며 이를 경험으로 대표작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집필을 시작하게 됩니다. 역사적 아픈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옮긴이는 이재룡입니다.
나의 생각
제목부터 무언가 아리송한 느낌이 들었던 책입니다. 고전책이라서 그런지 큰 돈을 주지 않고 중고서점에서 바로 구할 수 있었고, 또 두께에 겁먹은 데에 반해 처음부터 술술 읽혀서 시작이 좋았던 책입니다. 하지만 초반의 가볍고도 유려한 전개와는 다르게 중반부 접어들수록 내용이 심오하고 복잡해지는 바람에 완독까지는 시간이 꽤나 걸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저는 원래 번역투 (직역 말투)를 굉장히 어려워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번역투로 인한 불편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던 책이었고, 그보다는 오히려 품고 있는 형이상학적 내용이 어려웠던 책입니다. 그 시대의 체코와 소련이 전반적으로 크게 녹아들어 있어서 그와 관련한 역사에 무지했던 저로서는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웠으며, 책을 읽는 동안 떠오른 수많은 질문들에도 역시나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심오하면서도 어렵달까요. 머릿속이 마구 복잡해지는데, 그게 또 이 책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읽은 지는 벌써 2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사랑과 인생에 대해 각각 다른 태도를 취하는 4명의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이들의 행동은 때로는 거부감이 들만큼 저에게 생소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동안의 인생이 상당히 '무거운' 편이었던 저에게 '가벼움'으로 대표시되는 토마시와 사비나의 태도들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은 후에 들었던 생각은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책에서 '그래야만 하는가?'라는 대목이 반복해서 등장하는데, 저 또한 책을 통해 '그래야만 하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예의범절과 유교적 문화를 '당연하게'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야만 하는가?' 해보는 것입니다. 어쩌면 삶과 사랑에 대해 너무나도 무겁게 바라보는 것 또한 쓸데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가볍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손가락질하고 아니꼬워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고, 세상에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추천도
10점 만점에 7.5점입니다. 제가 박식해서 역사적 배경을 모두 이해하고, 또 다양한 인간상을 이해할 수 있으면 이 소설을 훨씬 더 즐길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저의 이해도와 책을 다 읽은 후의 감상으로는 중상정도의 점수가 딱인 것 같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저에게 새로운 가치관을 알려주고 시각을 넓혀준 책입니다. 또한 지루하지 않은 전개와 딱딱하지 않은 번역 문체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입니다. 철학적인 사고를 좋아하고 삶의 다양한 가치에 대해 골똘히 몰입해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토론주제
Q. 책에 등장하는 '존재'들 중, 자신과 가장 비슷한 존재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닮고 싶은 '존재'가 있다면 공유해보자.
Q. 자신의 삶에서 무거움과 가벼움의 의미는 어떻게 되는가.
Q. 사랑과 잠자리는 별개일 수 있는가.
Q. 자신의 '키치'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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