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개요
우리 인간이 평소에 굳건하게 믿고 있던 삶의 질서를 흔드는 책입니다. 당연하게 생각하고 해 왔던 행위에 의문을 던져주는 책입니다. 책은 자연계를 연구하는 19세기 과학자 한 명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그로써 독자들에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해 주죠. 혼돈은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된다면'이 아니라 '언제 일어나는가'의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흥미롭죠. 책을 분류하는 것 자체가 어렵지만, 크게는 과학 그리고 혼돈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읽을수록 점점 빠져드는 책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혼돈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원래보다 폭넓어진 시야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룰루 밀러는 피버디상(방송계의 퓰리처상)을 수상한 과학 전문 기자입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의 논픽션 데뷔작입니다. 출간 이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계속해서 베스트 셀러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나의 생각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독서를 시작하기 전, 저는 어떤 이의 서평에서 '아무 것도 알지 말고 일단 보세요'하는 리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스포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아무런 기대 없이 책 첫 장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초반부에서는 책을 읽는 내내 '이게 뭘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책의 성질에 대한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전기인지, 수필인 건지, 아니면 소설인 건지요. 조금 더 쉬운 말로는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걸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독서를 이어나갔습니다.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비로소 저는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어떻다 하고 규정하는 것, 이 책은 그것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결국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책의 내용처럼, 이 책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이 이해가 안 되시나요? 책을 완독 하시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책을 한 가지 분류로 정의할 수 없었던 것이 바로 저자의 의도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인간들은 늘 어떤 것들을 인간 식으로 분류하고 정의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인간만의 정의일 뿐이죠. 물고기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물고기를 물고기라고 명명한 것은 우리 인간이지 다른 절대적 무언가가 아닙니다. 또한, 물고기는 어떠한 관점으로 보면 사실 우리 인간의 조상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인간은 결국 물고기인 것이 아닌가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도 스스로 생각해 본 적 없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주제가 나오고, 또 독자를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자 하는 말이 명확하면서 신박한 책입니다. 독특하고 흡입력 있는 문체에 반전까지 가지고 있는 책입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중간에 지루한 부분이 꽤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과적으로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시각을 저에게 던져주었기 때문입니다.
추천도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 처음 읽어보는 류의 심오한 책인 것 같습니다. 묘하게 인상 깊은 것이 이 책의 매력입니다. 독자의 성향에 따라서 좋고 싫음이 분명하게 나뉠 것 같습니다. 마냥 가볍게 읽을 이야기는 절대 아니기 때문에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다만 유쾌한 심정으로 읽을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토론 주제
Q. 나는 장밋빛 렌즈를 끼고 있는가.
Q. 물고기를 포기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Q. 인간은 자연을, 인간을, 그리고 자기 자신을 대상화하며 살아간다. 인간이 스스로 긋고 있는 '선'에 대해 생각해 보자.
Q. 나를 제한하는 범주와 족쇄 (=물고기)는 어떤 것이 있는가.
Q. 데이비드는 진짜로 독살을 했을까?
기억에 남는 구절
"너한테는 네가 아무리 특별하게 느껴지더라도 너는 한 마리 개미와 전혀 다를 게 없다는 걸. 좀 더 클 수는 있겠지만 더 중요하지는 않아."... "과연 네가 토양 속에서 환기를 시킬 수 있을까? 목재를 갉아먹어 분해의 속도를 높이는 일은?"
나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물고기의 반대편에 다른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 물고기를 놓아주는 일은 그 결과로 또 다른 어떤 실존적 변화를 불러온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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