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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독서리뷰] 알을 깨고 나왔는데, 또 알 속이에요. (독서토론 주제공유)

by 꼬까루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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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유명한 책이라 예전부터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겨우 읽게된 책이다. 유명한 만큼 담고 있는 내용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소설들처럼 사건을 중심으로 기승전결이 펼쳐지지 않고, 주인공 내면의 성숙도에 따른 기승전결 구도가 새로웠다. 

 

책이 두껍지 않아 완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책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내가 공감하고 동의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어릴 때 읽었다면 아마 지금보다도 이해를 못 했을 것 같다. 어릴 때 필독도서로 읽은 사람이 있다면 25세쯤 되었을 때 다시 읽어보길 추천한다. 스스로 행하는 생각과 믿음의 힘에 대해서 또 느낄 수 있었고, 사람이 비슷한 사람을 알아보는 무의식적인 힘이 있다는 점도 다시금 느껴졌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우리는 무조건적으로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이는 비단 열심히 맡은 바를 하면서 사는 것, 자아에 대한 치열한 탐구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성장시켜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가꾸기 등 여러 방면을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책 속에서 싱클레어가 결국 데미안, 에바부인과 영원한 이별을 하는 것과 같이, 우리가 맺는 관계는 모두 중요하지만, 그들은 아무래도 조력자일 뿐 결국은 나를 떠날 수 있는 존재이며, 나는 혼자서도 많은 물음을 마주할 수 있는 단단한 내면을 가꿔야 한다. 내가 나의 소리에 항상 귀 기울여야 한다.

 

개인적으로 내가 세계를 깼던 기억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타의적으로 세계가 깨졌던 건 중국으로 이민을 갔을 때, 그 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자의적으로는 평범한 취업 경로를 이탈하여 유튜브를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깨달은 여러 가지 진리들이 있다 예를 들면 ‘세상에 객관적인 것은 없다’, ‘융통성과 정직함에 대하여’. 내가 이번에 작성한 원고에 조금씩 녹아들어있는 내용들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싱클레어가 데미안으로부터 처음으로 기가 막힌 해설을 듣는 장면이다. 데미안은 보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남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상상도 못해봤던 시각으로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해석한다. 이 점이 싱클레어에게는 큰 충격이었고, 자아성찰의 시발점이 되는데, 나 역시 이런 생각의 전환들을 통해 지금껏 많이 성장해왔던 것 같다. 사건을 여러 각도에서 보는 연습, 객관적이라고 노력하는 연습은 정말 꾸준히 필요한 것 같다. 

 

또한 줄곧 믿어왔던 것들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며 혼돈이 오는 장면도 굉장히 인상깊다. 나는 사실 아주 어릴 때는 정말 별 생각이 없이 살아서 이랬던 기억은 없고, 자라면서 여러 번의 변화들을 마주했던 것 같다. 주인공처럼 한번에 빵! 세게 온 것은 아니고 몇 차례에 나눠서 (현재까지도) 꾸준히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게 되는 것 같다.

 

 자기 내면의 세계에 빠져 외부의 좋은 것들을 잊고 지내다가 내면의 과제를 해결한 뒤에야 본인이 아름다운 곳에 줄곧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는 장면도 인상 깊다. 사실은 일상 속에서 많이 경험하는 일이다. 다른 좋은 환경이 많지만, 지금 당장 닥친 과제들만 보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해결되면 그제서야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를 괴롭히는 것들에 너무 심하게 사로잡히지는 말자는 생각을 했다.

 

 

추천도 

10점 만점에 8점이다. 유명한 만큼 담고 있는 내용이 흥미롭다. 이해가 되는 듯 안 되는 듯 읽게 되고, 읽고 나서는 무언가 형용하기 힘든 깨우침을 준다. 고전의 매력이 느껴지는 책이다.

 

 

토론 주제

Q. 내가 어둠, 거짓, 악의 세계를 첫 대면한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세계가 둘로 나뉜 경험을 공유해보자.

Q. 나는 알을 깨기 위해 얼마나 충실해왔으며, 혹은 얼마나 충실할 것인가.

Q. 나의 사명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Q. 내 인생의 데미안은 누구인가.

 

 

 

기억에 남는 구절

그걸 사람들이 자기식대로 설명하는데, 사람들은 자기한테 유리하고 자기를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이야기하거든. 그래서 카인 자손들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정반대로 설명한 거야. ‘표식을 지닌 자들이 우월해서’가 아니라, ‘표식을 지닌 자들은 불길해서’라고 말이야. 사실 틀린 말도 아니야. 용기와 개성을 가진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을 두렵게 만드니까.

 

평범한 사람에게 이것은 인생의 분기점이다. … 유년 시절이 공허해지며 서서히 무너져내리고, 사랑했던 모든 것이 곁을 떠나려고 하면, 돌연 고독과 죽음처럼 치명적인 추위에 휩싸이는 것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막다른 골목에서 빠져나오지 못해서 돌이킬 수 없는 과거, 잃어버린 낙원의 꿈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여생을 보낸다.

 

 

운명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는 개체들. 그들이 이전에 자신의 종족 가운데서 유달리 더 보존적인 성향을 지녀서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편이었는지, 아니면 기이한 별종이며 혁명적이었는지를 우리가 알 수는 없겠지. 그렇지만 그들이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진화의 과정에서 자신의 종족을 구할 수 있었던 건 확실해. 그래서 우리가 준비를 하려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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